대전의 균형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꿈꾸는 대전도시재생지원센터
정이 오가는 마을, 안녕마을 김효임 이사장님을 만나다_1
도시재생 서포터즈 임재연
여러분은 대전 유성구 어은동에 있는 ‘안녕센터’를 아시나요?
마을 어르신부터 어린이, 청년, 상인까지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인 안녕센터는 도시재생을 통해 탄생한 커뮤니티 공간입니다.
때로는 주민들의 모임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때로는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때로는 어린아이들의 지루한 시간을 달래주는 공간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주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지역 공동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해온 안녕센터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여 있습니다.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부터 아이들을 위한 간식 지원, 매년 이어지고 있는 안녕축제까지. 어은동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중심에는 안녕마을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 김효임 이사장님이 계셨습니다.

‘주민들과 함께이기에 가능했던, 사람을 살리는 공간.’
안녕마을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 김효임 이사장님의 이야기를 통해 안녕센터와 어은동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Q. 이사장님께서 안녕마을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 활동에 참여하게 되신 계기가 있을까요?
안녕마을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중 마을의 도시재생사업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그때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이후 주민역량강화사업과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모임에 참여하며 도시재생 과정을 함께했어요.
도시재생이 진행되는 지역에는 항상 거점시설이 마련되는데, 안녕마을에는 안녕센터가 생겼어요. 그러면서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이 만들어졌고, 저도 주민으로서 참여하며 이 활동에 함께하게 됐어요.
Q. 당시 마을 상황은 어땠고,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었나요?

도시재생이 시작될 당시만 해도 이곳은 골목상권으로 이루어진 마을이었지만, 상권이 많이 침체한 상태였어요. 카이스트 학생들이 궁동에 놀러 갈 때 어은동은 그냥 지나쳐 가는 곳이라는 의미로 ‘어궁동’이라고 부를 정도였죠. 저 역시 어은동에 살고 있었지만 장사를 시작하기 전 까지는 한 번도 이 마을에 와본 적이 없을 만큼 상권이 침체된 마을이었어요.
그래서 당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우리 마을을 어떻게 활기차게 만들어 볼까?’였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주민들과 청년들의 도움이 가장 컸어요. 청년들이 마을에 와서 셰어하우스를 운영하고 주민들과 친해지면서, 자신들이 하고 싶었던 활동들을 이야기해 주더라고요. 그러면서 침체된 마을을 살리기 위해 안녕축제 같은 여러 활동이 시작됐어요.
당시 해결하고 싶었던 가장 큰 과제는 상권 문제와 주차난, 그리고 쓰레기 문제였어요.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 개선 차원에서 마을 정원을 만들기도 하고, 주차장을 조성할 방법을 고민하기도 했어요.
Q. 이사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살기 좋은 마을’은 어떤 모습인가요?
저는 시골에서 자라서 어렸을 때만 해도 마을에 누군가 생일이면 마을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 밥을 먹고, 사소한 좋은 일이 생겨도 함께 만나 축하해 주는 분위기였어요. 떡 한 조각도 나눠 먹으며 서로 이해하고 나누는, 그런 따뜻한 마을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이웃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오가며 인사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는 서로를 보며 힘과 용기를 주고, 나누고 격려하면서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마을이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가 생각하는 ‘살기 좋은 마을’이에요.
그래서 지금도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고, 정을 나누고, 서로 인사하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마을이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생각하는 살기 좋은 마을은 그런 마을이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상권도 살아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사하는 사람은 장사가 잘되고, 사업하는 사람은 사업이 잘되어야 하잖아요. 서로서로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마을, 그런 마을이 살기 좋은 마을이 아닐지 생각해요.
Q. 사업을 진행하시면서 주민들과 함께했던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사업을 진행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한 가지 사건이 있다기보다는, 가장 큰 수확은 사람을 얻은 것이에요. 지역의 사람들을 알게 되고 친해질 수 있었죠. 상인회 소속 상인들과 가까워졌고, 주민들과도 친해졌어요.
예를 들어 저희 마을에는 네트워크 모임이 있는데, 노인정과 어린이, 주민, 상인회, 청년들까지 함께 참여하고 있어요. 그 모임을 통해 청년들은 청년들대로, 노인정 어르신들과도, 주민들과도, 아이들과도 친해질 수 있었어요.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게 된 것이 저에게는 가장 좋은 점인 것 같아요.
Q. 이사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어은동만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어은동의 장점은 세대 간의 어울림인 것 같아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상인들과 청년들이 친해지고, 노인정 어르신들과 주민들이 가까워지고, 상인들끼리도 교류하면서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게 되었어요.
이처럼 다양한 세대와 사람들이 두루두루 어울리고 친해질 수 있다는 점이 어은동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Q.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녕마을의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은 일반 사회적협동조합과는 조금 차이가 있어요.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은 도시재생이 진행된 지역에서 설립할 수 있는 협동조합이에요.
도시재생이 이루어지는 지역에는 거점시설이 생기는데, 대부분의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은 그 시설을 위탁받아 운영하거나 시설을 활용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요.
저희는 이 거점시설을 통해 마을의 질적인 성장을 이끌고, 상권을 활성화하며,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주민들이 하나로 모여 마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고, 함께 마을을 만들어 가는 것, 이런 것들이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이 하는 일들이에요.
Q. 청년들과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청년들과 협업하면서 느꼈던 점, 어려웠던 점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정말 많아요. 청년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청년들과의 협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안녕축제예요. 해마다 시민들과 함께 안녕축제를 진행하고 있어요.
안녕축제는 어른들만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의 감각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어요. 또 어른들이 가진 생각의 깊이나 유행을 따라가지 않는 진득함도 함께 녹여낼 수 있다는 점이 안녕축제의 장점이에요. 이런 점들이 청년들과 함께할 때 가장 좋은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또 유행에 대해 잘 모르거나 민감하지 않은 어른들이 유행에 민감한 청년들과 함께하면서 문화적인 변화와 흐름을 더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도 참 좋았어요.
물론 단점도 있어요. 청년들은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어른들은 비교적 정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고 청년들은 개별적인 성향이 강하다 보니 정서적인 갈등을 느끼기도 했어요. 그래서 청년들이 추진하는 방식이나 방향을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은 단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청년들과 일을 하면서 청년들이 진행하고자 하는 방향에 우리가 협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우리의 고집을 강압적으로 내세우기보다는 청년들의 생각에 맞춰주고 함께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가끔은 청년들의 새로운 도전이나 의견들이 경험이 많은 어른들의 시각에서는 실패가 예상되거나 우려되는 경우도 있을 텐데요. 그럴 때는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하시나요?
젊은이들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말 때문에 청년들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경험하면서 ‘그때 어른들이 한 말이 옳았었네’, ‘이래서 그렇게 이야기했구나’를 느끼는 것이 정서적으로 더 맞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협조해 줘요. “그래, 너희 생각에 그렇게 해보고 싶으면 한번 해봐. 옳을 수도 있고 옳지 않을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잖아. 그러니까 한번 해보는 건 어때? 너희가 하고자 하는 일을 우리가 도울 수 있으면 도와줄게.”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사실 청년들의 생각과 도전이 모두 성공 사례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런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는 계속 시도하고 도전하면서 무언가를 배우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런 차원에서 저는 청년들의 도전을 협조하고 응원해요.
우리가 협조해 주는 것이 청년들에게 큰 영향력을 주는 것은 아닐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가 반대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대신 저희도 청년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와달라고 이야기하거든요. 그럴 때 청년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보니 “그렇게 해드릴게요”라고 웃으며 함께해 주기도 하죠.
Q. 공간을 운영하면서 처음 예상했던 것과 실제 운영 과정에서 가장 달랐던 점은 무엇인가요?
보통은 시작할 때 우리가 여기서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막상 진행하다 보면 생각보다 물질적인 부분이나 예산이 더 필요해져서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태도나 반응 때문에 방향이 달라지기도 해요.
그래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을 무조건 다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니에요. 실제로 운영하면서 여러 문제에 부딪히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양보하거나 조율하면서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Q. 주민들의 예상치 못한 행동들에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보통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강사비나 공간 같은 것들이 필요해서 그런 부분은 공모사업을 통해 준비하기도 해요. 그런데 공모사업이 끝나고 강사비를 지원받지 못하게 되면, 적은 수업료를 받고 운영하려고 해도 주민들은 “왜 우리가 돈을 내야 해요? 원래 공짜 아니에요?”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저는 한 달에 몇만 원 정도 내고 수업받는 것은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어요. 그렇게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 때는 오히려 주민들에게 제안해요. 공간은 제공할 테니 하고 싶은 활동이 있는지 물어보는 거죠.
그렇게 해서 지금도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어요. 보태니컬 아트나 서양화 같은 프로그램이 있고, 현재는 주민끼리 함께하는 줌바댄스도 운영하고 있어요.
Q. 안녕마을에서는 매년 축제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축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축제를 통해 주민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올해는 8회차 안녕축제를 준비하고 있어요. 9월 5일에 안녕축제가 열릴 예정이에요. 이번에는 비교적 간소하게 진행하게 되었지만, 안녕축제를 꾸준히 이어가는 이유는 마을 주민들이 동네잔치처럼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하기 때문이에요. 또 안녕축제를 통해 주민들이 한마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다만 아직은 주민들의 참여율이 우리가 기대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어요. 일부 상인들은 안녕축제를 통해서만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이 있어서, 축제를 즐기지 못한 주민들은 안녕축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누리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워요.
그래도 저는 안녕축제가 8회차까지 이어져 온 것만으로도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8회차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청년들과 지역 주민, 그리고 상인들이 네트워크 모임을 통해 서로 협업해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