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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천 따라, 골목 따라 걷는 공주 원도심 투어 탐방기
DJRC   2024-11-07 14:47:43   43

제민천 따라, 골목 따라 걷는 공주 원도심 투어 탐방기

 

도시재생 서포터즈 도시락 팀 김수선

 


(사진 1 포정사 문루) 

 

가을이 왔다. 붉은색과 푸른색 조화롭게 물드는 계절이 공주사대부고 포정사 문루 단청까지 물들였다. 공주사대부고 뒤로 봉황산이, 앞으로는 제민천이 있다. 그 사이 배산임수 명당에 반죽동이 자리한다. 공주시는 2014년 도시재생 선도사업을 시작으로 로컬 투어 사업을 시작하였다. 그동안의 도시재생사업과 원도심의 숨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투어이다. 투어 가이드 가가 상점 사장님이 들려주는 반죽동의 옛이야기 따라, 우리는 제민천 일대를 걷을 수 있었다.

 

(사진 2 가가 상점)

 

여행의 시작 지점이자 마치는 지점인 가가 상점이 있다. 공주시 원도심에 자리 잡은 굿즈와 도서 문구를 판매하는 공간이다. 공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단체, 화가, 공방들이 기획하고 제작한 로컬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여행자와 방문자를 위한 추천 도서와 마을 관련 상품들을 판매한다. 여행의 출발점으로 들렀다 가기 좋은 곳이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마을 지도 그림을 추천한다. 이것으로 여행 준비를 마친 것과 다름없다.

 


(사진 3 마을 지도 그림 ) 

 

가가 상점 왼쪽 골목길로 들어가면 반죽동 197-4번지 유적이 나온다. 과거 공주가 백제이던 시절 최초의 사찰인 대통사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흙으로 만든 기와는 쓰임을 다한 후 일정한 장소에 버려져 폐와무지를 이룬다. 가득히 쌓여있는 기와가 사색에 잠기게 한다. 버려진 기와가 천 년을 지나 반죽동 주민의 휴식 공간이 되어주는 새로운 쓰임을 가지게 되었다.

 


(
사진 4 폐와무지)

 

다시 골목을 따라 한옥이 즐비한 거리를 지나면 백제시대에서 근대시대로 시간이 흘러간다.

 


(
사진 5 공주 옛 읍사무소)

 

적벽돌로 지어진 서양식 건물이 우뚝 서 있다. 공주 근현대 역사의 상징인 공주 옛 읍사무소이다. 1920년대 중심시가지 역할을 했다. 1923년 충남금융 조합연합회관으로 사용하면서 소속 조합의 자금 조절과 업무 지도, 조합원 교육 등을 운영하는 장소로 활용했다. 이후 사무소, 청사, 개인소유 등을 거치다 공주시가 매입하여 근대 건축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현재는 근대시대의 옛 공주를 볼 수 있는 전시관으로 남아있다.

 

전시관 맞은편 골목길에 오래된 목조건물이 보인다. 일제강점기부터 남아 있는 건물이다. 원래는 두 채였으나 하나는 화재로 타 없어졌다. 그 빈 곳은 연충당 한의원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남은 건물에는 그날의 흔적이 까맣게 그을려 있다.

불길에도 살아남은 것이 건물 말고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나무 전봇대이다. 나무로 만들어진 것 중 현재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전봇대다. 1960년대 이후 콘크리트로 교체될 예정이었으나 공주 주민들의 반대로 100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민들의 애정을 받는 전봇대 본 적 있는가? 나무 전봇대 전선이 주민의 마음조차 연결했다.

출처 https://brunch.co.kr/@captaindrop/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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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 연춘당한의원 건물)



(
사진 7 나무 전봇대)

 

큰 길가로 나오면 1890년대 최초 유선통신이 개통된 곳, 공주 우체국을 마주한다. 대전, 충남에서 가장 오래된 우체국인 공주 우체국이라 한다. 그 앞으로 제민천이 흐른다. 제민천을 가로지르는 반죽교를 건너 낭만의 시대로 넘어간다. 고양이 가족이 사는 골목을 지나 잠자리가 놀다간 골목으로 들어가 보자.

 



(
사진 8 고양이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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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 잠자리가 놀다간 골목)

 

50년 전, 이 골목 동편 길로는 공주군농협을 비롯하여 인근 중동국민학교, 호서극장, 제일은행, 공주도립병원 등으로 통하였고 서쪽 길로는 제민천을 건너 공주사범대학, 공주 우체국, 공주 읍사무소 등으로 통하는 매우 활기를 띤 중요한 골목이었다. 이 골목은 특징상 ㄱ과 ㄴ이 합쳐진 형태로 어린이들과 젊은 학생들도 어른들의 시선을 피해 은밀한 장소로도 많이 찾았었다. 몰래 담배를 피우거나 집단 싸움도 끊이지 않는 으슥한 골목이기도 했다.

가끔 유랑극단이나 쇼단이 올 때면 호서극장 뒷골목에는 배우들을 보려는 사람들로 가득 찼었다. 그러나 세월과 함께 골목에 살던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가고, 골목의 풍경은 옛 추억으로 사라져갔다.

이 골목은 정이 있었고 이야기가 있었다. 2013년 골목길 재생 사업으로 이 골목을 다시 살리고자 했다. 그렇게 낭만의 골목, ‘잠자리가 놀다간 골목으로 재탄생했다.

출처-골목길 재생 프로젝트 배경적 설명

 

낮에도 꿈을 꾸듯 찾아가는 길 루치아의 뜰그 골목길

시인 나태주 그 골목길

 

낭만을 느끼며 골목을 걷는다. 과거 여관 석화장의 흔적이 남아있는 건물도 지난다. 풀 향기 가득한 담장이 보인다. 한옥 카페 루치아의 뜰이다. 나태주 시인의 시에도 등장하는 그곳이다. 골목길 재생 사업 잠자리가 놀다간 골목을 제안하고 진행한 곳이라고 한다. 담장에 뚫린 창으로 바라본 한옥은 시집 속 삽화 한 장면처럼 꿈을 꾸는 듯하다.

 


(
사진 10 루치아의 뜰)

 

잠자리 날개를 따라 골목 끝으로 향한다. 폐건물로 입면만 간신히 버티고 있는 () 호서극장 보인다. 그 시절 몰래 담 너머 극장에 들어가려고 눈치 보는 아이들은 사라지고 없다. 호서극장을 살리고자 하는 노력은 많은 듯하지만, 여전히 옛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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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1 호서극장 뒷모습)

 


(
사진 12 공주 하숙 마을)

 

다시 제민천으로 되돌아간다. 1960-70년대 공주로 유학하러 온 중, 고등학생들이 머물렀던 원도심 하숙 마을을 되살린 게스트하우스다. 기존 가옥을 개축하여 현재에도 옛 한옥을 둘러볼 수 있다. 고즈넉한 한옥의 풍경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출처- 흥미진진 공주https://blog.naver.com/cyber_gongju/223387193248

 

옆길로 잔디밭이 펼쳐진다. 폐와무지 기와가 사용됐던 대통사의 터가 있다. 아쉽게도 그나마 남아있는 당간지주는 백제시대 것이 아닌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러서야 세워진 비석이다. 백제시대의 사찰을 더욱 느껴 보고 싶다면 공원 바로 옆에 있는 제민천 누리관에 가면 된다. 폐와무지에서 출토된 기와로 추정하는 대통사 불전의 모습을 전시하고 있다.

 


(
사진 13 제민천 누리관)

 

투어가 막바지로 이르렀다. 여행을 마치는 지점인 가가 상점과 한 블록 떨어진 가가 책방으로 향한다.

 


(
사진 14 가가책방 사진 1)



(
사진 15 가가책방 사진 2)

 

투어 가이드 가가 상점 사장님의 공주 원도심의 두 번째 공간이다. 공주 원도심에 생긴 첫 번째 책방으로 버려지는 목재와 가구들을 가져다가 DIY로 만든 공간이다. 처음에는 마을 청년들의 사랑방, 책방지기의 작업실, 누군가의 서재로 쓰는 일이 많았는데 지금은 무인 책방으로 여러 도시에서 사람들이 방문하는 공간이 됐다고 한다.


출처- 네이버 가가 책방

https://map.naver.com/p/search/%EA%B0%80%EA%B0%80%EC%B1%85%EB%B0%A9/place/1752504821?c=15.00,0,0,0,dh&placePath=/information



고인 간직해 낡게 바랜 책처럼 누군가의 손때가 가득한 공간이다. 쉽게 찾을 수 없도록 골목길 작은 공간에 숨겨두셨다는 사장님의 말씀이 가가 책방의 특별함을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