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공감 기자단 기사
시민기자단_나성영
우리나라 민족의 가장 암울했던 시기는 일제강점기 시절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뼈아픈 역사이기에 당시의 흔적을 보존하여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사용하느냐, 일제의 잔재를 없애서 흔적을 지우느냐에 대한 논란들이 많이 있습니다. 잊지 않아야 하나 잊고 싶은 그런 과거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우리나라 근대역사의 일부이기에 그러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2021년 8월 재개관한 ‘옛 공주읍사무소’
근대역사의 흔적 중 건축물은 오래 보존되기에 많은 역사를 간직한 체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는데요. 근대 충청남도 행정의 중심지였던 공주지역 또한 이와 같은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지난 2021년 8월 ‘옛 공주읍사무소’는 일제강점기에 건축된 건물로 건축 당시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여 복원하여 공주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개원하였습니다.
공주는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 초기까지 충청도의 행정 중심지이자 거점도시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1923년 공주 시가지에는 충남도청과 더불어 지방법원, 주요 관청과 부속 시설들이 자리를 잡았으며, 당시 옛 공주읍사무소 건물 또한 충청남도금융조합 사무실 용도로 건축되었습니다.
옛 공주읍사무소는 2009년 공주를 대표하는 근대건축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 제433호로 등록되었습니다. 이 건물의 사용 이력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다양하게 사용하였습니다. 1923년 충남금융조합회 사무실을 시작으로 1932년 충남도청이 대전으로 이전한 후 1934년부터는 공주읍사무소로 사용되었으며, 1986년 공주읍이 공주시로 승격되면서 공주시청으로 사용되다 1989년 공주시청이 신축 건물로 이전한 후에는 민간에게 매각되어 미술학원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붉은 벽돌과 천장 구조가 한눈에 보이는 옛 공주읍사무소 1층 내부
그동안 잊힌 옛 공주읍사무소는 2008년 공주시를 대표하는 근대건축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부각되어 시에서 매입하여 국가등록 문화재로 등록하였습니다. 이후 지역문화사업의 일환으로 디자인 카페로 사용하였으며 2014년부터는 공주를 사진과 영상 콘텐츠로 홍보하는 공주역사영상관으로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복원공사를 마치고 '옛 공주읍사무소'로 재개관했습니다.
복원 및 재개관한 옛 공주읍사무소는 전체 2층 건물로 1923년 일제강점기 시절 관공서 건물의 건축양식을 따르고 있으며 화강암 지대석 위에 붉은 벽돌을 쌓아 올려 안팎을 다른 재료로 꾸민 전형적인 조적조 건물입니다. 원래 건물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내부는 붉은 벽돌이 다 드러나 보이고, 천장의 구조도 다 보이도록 복원되어 옛 모습 그대로의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공주읍사무소 사무공간을 재현해 놓은 포토존
시민들을 위한 공간(2층)
1층에는 옛 공주읍사무소 건물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투명 아크릴로 만들어 붉은 벽돌의 흔적들을 선명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공주의 옛 시가지 지도와 당시 주요 건물들도 소개하고 있는데요. 공주를 소개하는 영상 콘텐츠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2층은 과거 공주읍사무소의 모습을 재현한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읍사무소 당시에 사용하였던 집기들과 각종 서류들을 비치해 두어 공주읍사무소의 옛 모습을 실감 나게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요즘엔 보기 어려운 오래된 주판과 전화기, 타자기 등, 소품도 있어서 이색적인 장소입니다. 2층의 나머지 공간은 시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꾸며졌는데요. 고풍스러운 창문에서 들어오는 빛과 비치된 책상과 의자가 잘 어울려 사진 찍기에도 좋은 곳으로 간단한 차와 음료는 가져올 수 있습니다.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등록문화재 건축물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다시 부여한 곳이 이곳 옛 공주읍사무소인데요. 한때 민간에게 매각되는 위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대전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있는데요. 민관이 함께 노력하여 근대건축물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