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3년에 걸친 코로나 대유행을 겪으며 우리 일상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온라인 수업, 온라인 회의, 온라인 주문은 언제가 다가올 가깝고도 먼 미래의 일인 줄 알았는데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현실화되었습니다. 덕분에 발품 팔지 않아도 집에서 볼일을 보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습니다. 하지만 실내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는 게 좋기만 할까요?

일상생활에서 실내 공간에서의 생활시간이 늘어나면서 미세먼지, 스트레스 등의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물려 쾌적한 생활환경과 휴식 공간에 대한 요구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바이오필리아, 자연과 가까워지고 싶은 본능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원하든 원치 않든 길고 긴 집콕 생활을 지내오며 집안을 정원처럼 꾸미는 플랜테리어, 사무공간을 식물로 채우는 데스크테리어, 강아지나 고양이 대신 화분을 가족 삼아 기르는 반려 식물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실내에서 식물을 가꾸면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고 공기를 깨끗하게 한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농촌진흥청의 연구에 따르면 반려 식물을 키우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삶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90% 이상이 우울감과 외로움 해소에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구즉동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스마트가든

하지만 마음을 다해 관심을 쏟아도 식물의 생장에 꼭 필요한 햇볕 쪼이기, 환기하기, 물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때 내가 애쓰지 않아도 나의 일터에 또 쉼터에 초록빛 정원이 있다면 회색빛 도시 생활에 단비가 될 겁니다. 이를 위해 등장한 것이 똑똑한 실내 정원 ‘스마트가든’입니다.

스마트가든은 식물의 유지와 관리를 위한 자동관리시스템을 적용하여 대기의 온·습도와 토양 온·습도를 모니터링하고 자동 급수와 배수가 가능합니다. IoT, 터치패널, 블루투스 기능 등을 통해 이용자가 쉽게 정원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가든은 2020년 4월 산림청이 주도하여 일상생활 속 정원 확대를 위해 추진하면서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보육·의료·복지 등 생활 사회기반시설, 산업단지 입주기업과 의료기관, 일부 공공시설 등의 실내 유휴공간에 설치합니다. 이곳에서 하루 종일 머물러 일하는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대전도시철도 대전역에 설치된 스마트가든

스마트가든은 총 3가지 형태가 있는데 먼저 큐브형입니다. 실내에 별도 공간을 마련하여 이용객들이 충분한 휴식을 누리면서 식물을 통한 공기정화 효과로 미세먼지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곳입니다. 시흥시 에코센터와 인천광역시 문화예술회관의 휴게공간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원래 있던 휴게공간에 스마트가든을 설치하여 이용객과 근로자들이 정원의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벽면형은 기존의 실내 유휴공간 벽면을 활용하여 수직 정원을 설치한 형태입니다. 열린 공간에 활용할 수 있어 큐브형보다 많은 인원이 동시에 효과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점이 장점입니다. 경기도 시흥시 배곶생명공원과 경기도 양주시 검준공단 입주기업에 본래 있던 휴게시설에 스마트가든을 설치하여 근로자들이 편리하게 쉴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혼합형으로 큐브형에서 일부 벽면을 제거하여 보다 개방감을 주고 시각적인 부분을 향상시켰습니다. 또 ‘ㄷ’ 자 형태의 유휴 공간에 문을 달고 수직 정원을 도입한 형태도 있습니다. 충청북도 청주시에 있는 미동산수목원, 경상북도 도립도서관 등에 조성되었습니다.

구즉동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스마트가든

그럼, 우리 대전에서는 어디서 스마트가든을 볼 수 있을까요? 가장 먼저 대전도시철도 대전역과 중앙로역 역사를 꼽을 수 있습니다. 개찰구 옆에 있어 바쁜 걸음을 멈추고 잠시 머물고 싶어집니다. 큐브형 스마트가든 안에 아기자기한 모양의 의자도 놓여있어 때때로 둘 혹은 셋이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또 구즉동 행정복지센터, 건양대학교병원, 한밭수목원에는 벽면형 스마트가든이 설치돼 있습니다. 덕분에 깨끗하다 못해 차가울 법한 곳이 편안한 휴게공간으로 변신했습니다. 회색빛 도시 생활에 지칠 때 가까운 스마트가든을 찾아보세요. 산호수, 스킨답서스, 스파트필름, 테이블야자, 아비스 등 공기정화 효과가 크고 관리하기 쉬운 식물을 감상하면서 나만의 반려 식물 만들기에 도전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