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공감 기자단 기사

가파도 프로젝트로 보는 기업주도 지역활성화사업

시민기자단_이세영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전경(제공:제주특별자치도청)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전경(제공:제주특별자치도청)

정부 주도로 진행되었던 지역 재생 사업들이 최근에는 정부와 주민, 사회단체가 어우러진 사업의 형태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민참여 도시재생사업, 리빙랩 등의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는 다양한 사업들이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으며, 전문가와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나아가 ‘기업’이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지역 활성화 사업이 많은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후원이나 기부 등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했던 기업들이 이제는 특정한 지역이나 공간을 대상으로 한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참여로 방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공공과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점차 증가함으로써 공공, 주민, 기업이 함께하는 지역 활성화 사업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자체와 지역주민이 함께한 기업의 사회공헌 중에는 2012년부터 2018년 동안 진행된, 6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한 <가파도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가파도는 제주도 남서쪽에 위치한 부속 섬으로 운진 항에서 약 4.5km, 배로 15분 거리에 있는 면적 0.874㎢, 둘레 4km의 작은 섬입니다. 바다를 헤엄치는 가오리를 닮은 섬으로 4~5월에 열리는 청보리 축제와 올레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 기간에만 집중적으로 방문하는 관광객과 이러한 방문객을 상대로 한 임시 구조물과 시설물들로 자연환경과 상권이 동시에 훼손되고 있었습니다. 동시에 섬의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었는데, 마을의 인구가 30년 만에 1,000여 명에서 150여 명까지 줄어들었습니다.

가파도 하우스(게스트하우스)와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가파도 하우스(게스트하우스)와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가파도의 위기에 주목한 현대카드는 섬이 가지고 있는 특징과 장점을 유지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가파도 프로젝트>를 제주특별자치도에 제안하였고, 가파도 주민과 함께 개발이 아닌 보존을 목적으로 한 지역 활성화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가파도에서 진행된 지역 활성화 사업은 주민의 참여가 핵심이었으며, 사업 완료 이후에도 구축된 시설들을 주민이 지속해서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가파도 프로젝트>에서 현대카드는 프로젝트의 컨셉 및 프로그램 기획, 마케팅 등을 담당하였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청은 사업예산 확보, 행정절차 관리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가파도 주민은 실천 사업과 개선사항 등을 논의하였습니다. 새로 구성되는 공간과 건물은 기존의 가옥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방안으로 추진되었고, 가파도 특유의 낮고 평형한 지형과 어울리도록 계획되었습니다.

가파도 터미널은 티켓구매와 함께 여행 정보를 제공하고, 특산품과 기념품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지평선과 이어지도록 평평하게 건축되었습니다. 가파도 하우스는 게스트하우스로 빈집을 리모델링하여 제주도 전통가옥의 형태를 유지하고, 가파도의 매력을 담을 수 있는 창의 방향과 위치가 반영되었습니다.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AiR)은 리조트 공사가 중단으로 남아있던 건축물을 활용하였고, 예술가들이 가파도에 머물며 활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었습니다.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는 2019년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여 건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그밖에 스낵바, 메모리얼, 어업센터 등 다양한 공간과 시설들이 가파도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가파도 메모리얼과 어업센터

가파도 메모리얼과 어업센터

여러 활동 주체가 모여서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각각의 세부 목표도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이 사업을 통해 긍정적인 기업의 이미지와 효과를 기대한다면, 주민들의 경우에는 수익 창출과 배분, 공공은 사업의 예산확보, 성과 보고 및 평가 등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때로는 외부에서 발행하는 문제로 어려움에 부딪히게 됩니다.

<가파도 프로젝트>도 여러 문제가 발생했지만 기업, 공공, 주민이 사업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긴 시간을 함께하고 조율하여 완성한 프로젝트로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2021년부터 주민과 도청에 일임되어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은 현재에도 가파도 주민들이 공간과 시설물을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가파도의 방문객과 인구가 증가했습니다.

기업, 공공, 주민이 모여 지역활성화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각각의 업무처리 방식과 속도의 차이, 목표와 기여도 등을 조율하고, 협의하여 다양하고, 긍정적인 과정과 결과를 끌어냅니다. 각자의 위치해서 효과적인 방법과 방안을 제안하고, 협업하여 지속 가능한 지역 활성화 사업을 도출하고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기업과 공공, 주민과 어우러진 지역 재생 사업은 기존보다 다양한 기획과 구성, 활동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의 역할을 풍성하게 조성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