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균형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꿈꾸는 대전도시재생지원센터
Q6. 대표님께서 농업 교육에도 진심인 것 같은데요. 농업 교육의 필요성을 말씀해 주신다면요?
A6. 다른 것은 몰라도 교육만큼은 진심으로 하려고 합니다. 농업교육을 전공하기도 했었고, 우리나라 농업을 어떻게 살려낼까 하는 나름대로 사명감도 있었어요.
농업 교육이야말로 무너져가는 농업을 살릴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되지 않겠냐 생각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농업 교육이 없어요. 제가 알기로는 한 시간도 배정되어 있지 않을 거예요. 요즘 초등학생들은 아마 쌀이 나무에서 나온다고 해도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논밭을 볼 일이 많이 없으니까. 그래서 농업이 정말 큰 위험을 빠지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농업 교육이라도 진심으로 해보자 하는 것이 좀 알량한 사명감 같은 거죠.
교육은 그래서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지금도 불러주면 다 가요. 제주대학교 수업을 거의 3년째하고 있는데, 당일치기 제주도를 매주 목요일마다 3년째 가고 있습니다.
Q7. 대표님께서는 가업이긴 하지만, 농업 분야의 일이 잘 맞았다고 느끼셨나 봅니다. 어린 시절부터 계속 이러한 분야로 나아가길 희망하셨나요?
A7. 원래는 드라마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어요. 박찬욱 감독님 작품을 좋아해서 <헤어질 결심> 대본집을 12번 정도 읽은 것 같아요. 그 정도로 드라마작가, 시나리오 작가가 꿈이었죠.
그런데 한번 계기가 있었어요. 저희 작은아버지는 대한민국에서 포도 농사를 가장 잘 짓는 분이셨거든요. ‘신지식인’이라는 명칭이 처음 생긴 게 김대중 정부 처음 들어왔던 1999년도였는데, 그때 농업으로 신지식인 상을 받으신 분이에요. 한 분야의 독보적인 경쟁력과 독보적인 1등을 하고 계신 분이었음에도 항상 당신의 가계를 걱정하시는 걸 보며, 이건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내가 아니어도 한국 문화산업은 발전할 테니, 내가 가지고 있는 자원에서 뭔가를 발전시킬 수 있는 모습을 찾아내고자 했던 것 같아요.
제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어느 날, 숙부님이 약주를 드시고 오셔서 제 앞에서 눈물을 보이셨어요. 당시 일본이 국내 포도 농업 기술보다 좀 더 발전했었거든요.
숙부님께서는 당신의 농업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셨는데, 일본에서 당신의 포도밭을 보고 난 후에 보인 반응에 자존심이 상하셨나 봐요. 그 모습을 보고 ‘아 그래, 내가 이 길을 가서 어떻게든 발전시켜 나가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때 저의 모토가 ‘농업인이 더 이상 울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보겠다’였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Q8. ‘둥구나무’를 운영하면서 뿌듯했던 경험, 기억에 남는 참여자나 일화 있으시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A8. 되게 많은 분야에서 방문해 주시는데요. 첫 번째는 제가 대학 강의도 하잖아요. 여기에 대학생들도 오거든요. 지난 토요일에는 충남대 영농창업특성화대학 학생들이 왔었는데, 그중 어느 한 학생이 손을 들고 “교수님 저 여기서 일하고 싶습니다” 얘기하는 거예요. 우리의 농정(농업행정)은 60년 동안 ‘농업 인재를 어떻게 농업 현장에 들어오게끔 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이었는데, ‘내가 하는 일이 어느 정도 대안이 될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Q9. 식목일 행사로 로컬 마켓도 여시고, 평소에는 남녀노소 참여하기 좋은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체험 또는 교육 콘텐츠가 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A9. 다음 모델을 만들어 나가려고 하고 있죠. 현재 이 ‘둥구나무’는 체험형 스마트팜이었고요. 처음 말씀드리는 건데, 저희는 2호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호점은 다른 지역의 큰 상가 지하를 임차해서 블루베리 나무를 생산해 보려고 합니다. 그냥 하면 재미없으니까 여기에 미디어아트와 인공지능 같은 기술들을 들여서 무인화된 농장을 만들려고 계획 중입니다.
흔히 말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 인공지능 기술과 농업 기술을 연계해서 무인 농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이것이 잘 되면, “성수동으로 가자!” 하는 제 목표가 또 생겼어요.
성수동 농업 쇼룸 같은 걸까요?
네. 일단 2호점부터 런칭하고, 돈 많이 벌어서 성수동에 ‘이게 K-농업이야! 보여줄게!’ 하려고 준비하고 있죠.
Q10. 2호점 계획과 함께 멋진 미래를 꿈꾸고 계신 대표님의 궁극적인 목표가 궁금합니다.
A10. 세 가지예요. 첫 번째는 이어주는 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
농업과 문화, 농업과 과학, 농업과 사회복지, 농업과 정책 이런 것들을 이어주는 개척자의 역할을 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전수자의 역할을 하려고 하죠. 저의 농업 형태를 다른 사람과 사회에 전파해서, 이러한 농업 방식이 맞았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세 번째는 백 년이 되는 농장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와 전쟁을 겪었기 때문에 백 년 된 농가가 많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의 목표는 백 년 된 포도 농장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80세까지 살아야 해요. 그리고 이제 자녀가 생겼으니까, 이 친구에게 자랑스러운 농장을 물려주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대표님을 따라, 3층부터 내려오면서 ‘둥구나무’의 공간을 살펴볼 수 있었다. 대전팜 ‘둥구나무’는 총 3층으로, 1층은 현재의 농업을 보여주는 쇼룸이자 엽채류 재배실로 바질, 토마토, 상추 등이 자라고 있다. 2층은 미래의 농업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버섯재배 스마트팜과 테라리움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는 농업교육실이 마련되어 있으며, 3층은 식문화 체험실로, 선대 농업인들을 향한 존경과 존중을 표하는 전통을 담은 곳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대표님의 이야기와 설명을 들으면서, 평소 잘 알지 못했던 분야인 농업에 대해서 한 걸음 가까워지는 듯했다. 더 나아가, ‘농산물에 대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둥구나무를 설립하신 실행력과 ‘미래의 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뚜렷하게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며, 대표님 덕분에 대전시의 농업은 조금 더 오래 보존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안도감이 교차했다.
전국 최초 테마형 스마트팜인 대전팜 ‘둥구나무’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일반 관람 시간과 단체 체험 가능 날짜를 잘 확인하고 예약 방문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