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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라는 정신으로 살아간다는 것” — 유하나 작가의 이야기
도시재생 서포터즈 도시망고 장호준
1. 간단한 자기소개와 현재 전공하고 있는 미술 분야를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유하나라고 하고요. 평면 회화를 중심으로 작업 진행 중인 작가입니다. 저는 한국화를 전공했어요. 채색 색칠 위주 그중에서도 공필이라고 해서 섬세하게 그리는 작업을 주로 하는 작가예요.
2. 작년 서포터즈의 인터뷰에 한국화를 전공하게 된 계기가 흥미로웠는데 처음에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좋아서 예고를 진학하게 되었다고 들었는데 현재 만화나 애니메이션 쪽으로는 작업 할 계획이 없으신가요?
사실 저는 아직도 마음 가운데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어요. 근데 저는 평면 회화를 좀 중심으로 하다 보니까 제가 아예 만화로 간다는 이런 개념보다도 오히려 저는 만화를 하는 ‘웹툰계도 좋다고 하시는 분들을 좀 만나서 협업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더 커요. 제가 뛰어들기보다도 그 분야에 있는 분과 함께 무엇을 하나 하고 싶다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 이게 좀 더 마음에 가까운 것 같아요.
3. 현재는 확대 표현 중심의 작업을 하고 계시는 거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기가 작가님께 변화를 드렸고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궁금합니다.
딱 2년 전 3년 전에 저희 작품을 구매해 주신 컬렉터분을 계기로 여러 관장님도 만나고 갤러리분들을 만났었는데 그럴 때마다 많이 들었던 얘기가 작품의 변화는 항상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저는 제 옛날 그 작품은 되게 그냥 사실적이기만 하고 기본에 충실했기에 저도 거기가 좀 부족하고 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때 만났던 분들이 그런 피드백을 많이 해 주셔서 진짜 쥐어짜면서 생각해 놨던 게 이제 확대와 표현이었던 것 같아요.
확대 표현도 시를 하나 인용하자면 나태주 시인의 풀꽃 있잖아요. 자세히 보아야 보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그 내용처럼 저도 그림을 그릴 때 이거를 담아서 묘사하려면 자세히 볼 수밖에 없거든요. 자세히 보다 보면 보지 못하고 그냥 넘어갔던 이런 부분들도 보이고 사이사이 이런 재밌는 요소들이 보이다 보면서 아 이런 걸 확대해서 그리면 좀 더 재밌겠다 확대해서 그 안에 또 다른 자기를 그리면 재밌겠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때부터 확대에 대해서 좀 재미있게 재해석하게 된 것 같아요.
4. 다양한 외부 활동이나 강의도 많이 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을까요?
사실 다 기억에 남기는 해요. 안 남는 건 없긴 하거든요. 근데 지금까지도 내가 이런 기회가 있었을까 싶었던 게 충남대학교에서 충남대학교 병원에서 암 생존자분들을 위한 어떤 프로그램이 진행된 게 있었어요. 암 치료를 하고 이제 이후 좀 최소한 제거를 하고 항암 치료 중이신 분이거나 항암 치료를 마치고 이제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그런 분들은 암 생존자라고 해요. 암에는 또 완치라는 개념이 쉽게 이렇게 잡혀 있지 않아서 생존자로 불리는데 그런 분들을 좀 모시고 제가 미술 프로그램을 좀 했었거든요.
근데 그때 그분들이 모습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 것 같아요. 내가 살아남았다의 안도감도 있는 한편 지금 나 괜찮은 거 맞을까 이런 두 가지 마음이 계속 복합적으로 나타난 걸 보면서 세상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제 이 순간에 너무 감사했고 또 이런 일이 아픈 분들에게 치유의 방향으로 또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것에도 되게 저한테는 엄청 다시는 겪을 수 없는 감사한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5. 이번에 청년창업실에 입주하시게 된 계기와 동기가 궁금합니다. + 입주를 통해 어떤 활동(예: 워크숍, 전시, 클래스 운영 등)을 계획하고 계시는가요?
사실 전부터 제가 이 지하도에 작년에 0시 축제 때 전시를 한 적이 있었고 그리고 제가 원래 뚜벅이 생활해서 이 연결통로의 지하도를 알고 있었거든요. 근데 항상 공실이 궁금하고 약간 의아했는데 이번에 저를 소개시켜 준 교수님이 계세요.
저랑 같이 일하고 있는 대표님이기도 하거든요. 대표님께 소개를 받았나 봐요. 혹시 여기 들어올 만한 작업자가 있냐 저한테 한번 들어가 볼래? 라고 또 기회를 주셔서 저는 당연히 오케이죠. 저는 작업실이 있으면 좋으니까 좀 좋다고 해서 신청하여 바로 들어왔습니다. 사실 원데이 클래스는 진짜 하고 싶은데 아직은 조금 장소가 진짜 좀 작아요.
너무 장소가 협소하다 보니까 너무 부담스럽고 이건 좀 더 나중에 넓어질 때 해야겠다는 계획은 있고 대신 그 지하도를 활용해서 안에 있는 작가님들이 많다 보니까 또 공유하면서 작가들끼리 좀 공유가 됐으면 좋겠고 작업도 좋고 무엇보다 여기서 가장 바라는 거는 중구나 동구가 지금 많이 노후화가 된 상황이잖아요. 이 노후화된 상황이 얼마나 청년 작가들이 원도심을 좀 예술적으로 살릴 수 있느냐도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그런 소통을 좀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6. 지역 청년예술가로서 느끼는 장점과 한계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도 이제 활동하게 된 지가 6년 차 정도 된 것 같은데 조금 아쉬운 것은 보이던 작가님만 보인다. 이게 좀 아쉬운 부분은 있고 좋은 점이라면 보이던 작가님 보이니 나도 힘이 난다. 이분 아직도 계속 계시구나. 작업을 하고 계시구나 하고 그런 안도감도 있고 좋은 거는 제가 막 엄청 오래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저를 기억해 주시는 시민분들이 계신다는 건 진짜 큰 힘이거든요.
이거 내 작품 말고 내 이름을 아시는 분들이 계시구나! 연예인 이름 외우기도 어려운데 미술가 이름 하나 아는 게 되게 저는 되게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건 좀 좋은 것 같다. 지역에서 활동하면 좋은 점이 있는데 또 하나 아쉬운 건 네트워크 조금 아쉽다.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 서울은 워낙 공유가 빠르고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그런 장이 잘 되어 있는데 대전은 아직은 조금 폐쇄적이에요.
아직은 왜냐하면 이렇게 대전 지역의 학교 출신 분들이 자리를 잡고 활동하고 그 활동은 보통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방식인 물론 안 그런 분들도 많지만 아직은 새로운 분들이 와서 활동하고 하기에는 좀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7. 청년 작가로서 같은 길을 고민 중인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진짜 항상 계속 드는 생각이지만 ‘화가가 되어서 작가가 되어야겠다’ 이런 생각은 하고 살면 안 될 것 같아요. 그런 것보다도 내가 화가 혹은 작가라는 정신으로 살아야지 살 수 있다가 맞는 것 같아요.
유하나 작가를 직업으로 삼는 순간 채우지 못한 것들이 좀 많아요. 일단 경제적인 거는 진짜 너무 한계가 크고요. 그게 제일 큽니다. 너무 크고 청년 작가의 사람들이 좀 많이 도와준 부분도 있지만 많이 도와주지 못하는 이유 중의 이 작가가 20년 30년 후에도 활동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인지는 시민분들은 몰라요.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난 작가야 하고 다니면 안 되고 그런 것보다도 나는 작가 마인드로 그러니까 화가 마인드로 무엇을 해도 화가 같이 살아야겠다. 라는 마인드로 사는 게 나을 것 같아요. 그래야지 경제 활동도 하면서 그림을 그릴 수 여러 가지 그림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작가로만 고집하면은 그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는 것 같아요. 게 물론 저를 작가님이 부르지만 다른 데 가면 저는 선생님이 되고요. 어떻게 가면 또 강사님이 되고 교수님이 되고요. 되게 다양하게 불려요. 그래서 그 다양하게 불리되 그 중심에 있는 그림으로 뭘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유하나 작가님의 진솔한 예술 철학과 삶의 태도를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섬세한 공필 채색화 작업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색을 지켜오면서도,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고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는 열린 태도가 인상 깊었습니다.
작가로서 끊임없는 변화와 성장을 고민하며 ‘확대 표현’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시도하게 된 계기에는, 타인의 피드백을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고 예술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유연함이 있었습니다. 특히 암 생존자들과의 미술 수업 경험을 통해 ‘그림이 삶을 위로할 수 있다’는 예술의 힘을 실감했다는 이야기는 예술의 본질적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청년창업실 입주 계기와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느낀 장점과 한계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지역 예술 생태계에 대한 고민과 소망도 함께 나눌 수 있었고,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에서 ‘작가가 되는 것보다 작가처럼 살아가는 자세’의 중요성을 전한 부분이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예술가로서, 또 한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 이로서의 태도를 고스란히 담아낸 유하나 작가님의 인터뷰는 앞으로 예술의 길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등불이 되어줄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