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균형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꿈꾸는 대전도시재생지원센터
가정집과 다방, 복합 문화예술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다.
- 카페 볼테르 및 다다 갤러리
도시재생 서포터즈 삼김즈 김성윤
건물 첫인상
계단 2층과 3층 사이의 모습
카페 볼테르와 다다 갤러리는 노포 맛집이 즐비한 선화동에 자리 잡고 있다. 한 건물에 지하 1층은 갤러리로, 지상 3층은 카페로 이용되고 있다.
처음 해당 건물을 마주했을 때, 세월이 느껴져 반신반의하며 계단을 올랐다. 그렇게 오른 2층과 3층 사이 계단 한편에는 인형과 미술작품, 오래된 TV, 샹들리에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카페 입구에 섰을 때 보이는 내부 모습
카페의 첫인상은 어렸을 적 할머니 집만 가면 매번 올랐던 다락방 느낌이 물씬 났다. 자세히 보니 할머니 집에서 봤을 법한 천장과 한눈에 봐도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형광등 스위치 그리고 테라스 쪽 샷시까지. 오래된 것이 주는 편안함이 있었다. 나는 문득 이 공간과 더불어 사장님의 취향이 궁금해졌다.
“제 취향은 되게 오래된 것을 좋아해요. 빈티지스럽고, 좀 정형화돼 있지 않은. 요즘의 모던한 인테리어나 예쁘기만 한 느낌보다는 좀 더 투박하고 거친 게 멋있더라고요. 이게 제가 생각하는 멋이기도 해요.”
들어오는 입구 문과 스위치
샷시, 주황 벽돌 벽과 나무판자 벽
원래 이곳은 가정집이었다고 한다. 볼테르가 머무르는 동안 편안하다고 느끼는 공간이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전에 사람이 살았던 흔적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다고 한다. 앞서 언급했던 것 외에도 들어오는 입구 문, 주황 벽돌 벽과 나무판자 벽, 계단 쪽 난간까지.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는 소재를 최대한 활용하여 인테리어 한 것이다. 오래된 것을 더욱 빛 바라게 한 것은 조명이었다. 화려한 샹들리에와 따뜻한 느낌을 주는 친근한 노란 전구가 고즈넉한 느낌을 극대화해줬기 때문이다.
볼테르는 사장님의 취향이 많이 반영된 장소이기도 하지만, 주변 지인들의 영향으로 많이 빠지기도 했다고 한다. 다른 부분은 영향을 받아도 조명과 전구만큼은 자신의 취향대로 놓고 싶었다고 하셨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사실 전시 갤러리가 시간 날 때 편하게 들리는 공간은 아니잖아요. 제가 운영하는 다다 갤러리는 진입 장벽이 낮은 갤러리였으면 좋겠어요.”
화장실 표시 그림
사장님이 직접 그리신 그림
사실 이곳은 스위스 취리히 *카바레 볼테르에서 따온 곳이다. 사장님께서는 대학교에서 그림을 전공하셨고, 현재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시다. 볼테르 곳곳에는 그림이 걸려있는데, 걸려있는 그림들 모두 사장님께서 직접 그린 작품들이다. 하물며 화장실 표시 그림 또한 사장님의 작품이다. 나는 그림은 잘 몰라 각각의 그림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꿰뚫진 못하지만, 사장님께서 미술을 얼마나 애정하시는지 정도는 느낄 수 있었다.
갤러리 전경
현재 다다 갤러리는 한남대학교 학부생들과 대학원생 등 신진 작가들의 작품이 걸려있다.
이번 전시의 경우 한남대학교 회화과 동아리에서 진행하는 전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동아리 측에서 다다 갤러리 공간을 활용해 본격적인 전시를 진행해 보고 싶다는 문의가 들어와 갤러리 차원에서 선뜻 지원하게 되었다고 한다.
전시 작품 굿즈
사장님께서는 이번 전시를 진행하면서 전시 작품이 담긴 엽서를 지원하셨다고 한다. 그 이유는 작품에 조금 더 쉽게 접근하고, 소비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으셨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비를 함으로써 다다 갤러리를 찾은 손님들이 갤러리에서 느낀 여운을 집에 돌아가서도 고스란히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 담긴 것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미술 작품이나 예쁜 사진이 담긴 엽서를 활용해 방을 꾸미곤 하는데, 젊은 층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한 것 같다. 전시 작품이 담긴 엽서는 갤러리 내 키오스크 옆쪽을 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남대학교 학부생들과 대학원생 등 신진 작가들의 작품
현재 다다 갤러리에서 진행하는 전시는 “ego we go I go”라는 타이틀로, 5월 7일에 오픈하여 5월 20일까지 진행한다.
이 전시는 지금 젊은 작가들이 자신과 타자, 개인과 공동체 사이를 어떻게 살아내는지를 묵직하게 묻고 있다고 한다.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공간이 아닌 다양한 사람이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아지트 같은 느낌의 장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볼테르는 현재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는 단계에 있다.
첫 번째, 사장님 기준 알리고 싶은 미술 작가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카페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여 곳곳에 미술 작가들의 그림을 걸어 홍보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왔다 갔다 하는 점을 활용한 것인데, 카페를 방문한 사람들은 그들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음악 공연 진행이다. 4층에는 넓은 공간이 있다고 한다. 그곳을 공연장으로 활용해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을 진행해 보려고 준비 중이다. 공연을 진행하기에 앞서 먼저 해결해야 하는 허가와 같은 복잡한 문제들이 있어 공연 진행이 조금 지연됐다고 한다. 해결되는 대로 차차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사장님께서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와의 협업 외에도 타지역과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폭넓은 공연을 선보이고 싶다고 하셨다. 앞으로 어떤 콘텐츠가 진행될지 기대가 된다.
개인적으로 지역에 이러한 곳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요즘 내가 생각하는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장소를 넘어, 사람들이 모이고 교류하며 휴식도 취하는 곳. 때론 사람들의 삶에 영감을 주는 창의적인 사회적 공간이다. 볼테르의 경우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려 노력하는 곳이다. 단순한 ‘이용’의 장소가 아닌 ‘머무름’과 ‘연결’의 장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곳을 방문하는 방문자는 단지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공간의 일부가 되어 문화와 함께 살아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볼테르와 같은 공간이 많아질수록 지역 주민들 사이에 무언가를 함께 해보는 시도도 분명히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공간이 생기면 관계가 생기고, 관계가 생기면 공동의 시도가 자연스럽게 생기기 때문이다. 작은 제안들이 실제 활동으로 이어져 자발적인 소모임과 커뮤니티 형성까지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기대감을 품고 계속 이곳을 지켜볼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볼테르를 방문한다면 몇 가지 추천해 주고 싶은 것이 있다. 첫 번째는 바질 토마토 에이드를 먹는 것을 추천한다. 사장님께서 정성을 담아 방울토마토 청을 직접 담그시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해가 진 저녁에 방문했다면, 테라스에 앉아‘잔나비의 슬픔이여 안녕’을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장님께서 볼테르의 저녁 분위기와 가장 어울리는 노래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카바레 볼테르
: 카바레 볼테르는 스위스 취리히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다다이즘의 발상지로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미술품 전시를 비롯해 각종 행사 및 퍼포먼스, 시 낭송회 등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